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류헌 이혼전담센터를 이끄는 이재도 대표변호사입니다.
결혼을 백년가약이라고 합니다. 혈연관계가 없는 두 사람이 법률상의 배우자로서 함께 연을 맺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혼인신고를 해야 하고, 서로 간의 의사가 합치되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무효 사유의 흠결이 없는 진정한 혼인관계가 성립합니다.
하지만 근래 통계청의 자료를 살펴보면, 기혼부부들의 이혼율이 상당히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절대적인 건수는 늘지 않았습니다만, 결혼 건수가 크게 감소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상대적인 비율이 높아진 것입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가치관의 변화가 가장 큽니다. 그리고 가치관에 따라 이혼하게 되는 것은 소송보다는 협의이혼에서 더 크게 드러날 수밖에 없습니다.
소송에 관한 판례도 점차 완화되고 있는 측면이 있습나다만, 아무래도 민법 제840조에 따른 유책주의를 원칙으로 하고 있기에 어느 일방의 의사만으로 관계를 청산한다는 것은 여전히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우리 사회에서 합의이혼숙려기간을 거치는 협의 상의 이혼이 차지하는 비율은 거의 9할에 달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 부부가 혼인할 때는 연서한 증인의 서면으로 혼인신고를 하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결혼식도 사실 필요하지 않고, 예물 교환 등 요식행위도 필요치 않습니다. 정말 빠르게 관계가 성립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갈라설 때는 다릅니다. 의견이 맞지 않는다면 소송을 거치는 수밖에 없고, 설령 협의할 의사가 있다고 하더라도 최소한의 합의이혼숙려기간을 거쳐야 합니다.
협의가 되더라도 시간은 필요합니다.
어떤 분들께서는 서로 이혼하고자 하는 생각이 일치하면, 법원에 찾아가 바로 절차를 끝낼 수 있을 것처럼 생각하시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 민법에서는 당사자 쌍방이 혼인관계의 청산에 동의한다면 합의이혼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면서 이에 대한 어떠한 실질적인 심사 절차나 요건을 정해두지는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숙려 기간을 거쳐야만 비로소 이혼 확인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바로 합의이혼숙려기간이라고 합니다.
‘숙려’라는 뜻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기간은 당사자들이 다시금 혼인관계를 그만둔다는 점에 대해 생각해 보도록 하는 시간입니다.
왜 이런 기간이 필요할까요? 부부가 살다 보면 충돌을 빚을 수도 있고, 그 대립이 격화되어 더 이상 함께 살고 싶지 않을 수 있습니다. 서로 마음이 상한 상태에서는 충동적으로 혼인관계 청산에 동의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면 후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일단 신고가 되고 나면 후회해도 때는 늦습니다. 이 때문에 법적으로 일정한 기간 동안 깊게 생각해 보라는 취지에서 완충작용을 할 수 있는 일종의 안전장치를 마련해 둔 것입니다.
숙려기간 도중 마음이 바뀐다면?
그렇다면 합의이혼숙려기간 도중 어느 일방이 변심하면 어떻게 될까요? 한편으로는 그런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이미 법적 절차가 개시되었고 서로 동의하에 관련 절차를 진행한 것이니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한 유효한 것이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이 기간 자체가 변심을 염두에 둔 것이므로, 이혼 의사를 철회한다면 별다른 조치를 취할 수 없습니다. 그대로 종결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여기에는 합리적인 이유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어떠한 이유를 대지 않더라도, 자신의 의사가 변경되었다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더 나아가, 합의이혼숙려기간 도중에 변심을 이유로 절차의 종결을 요구할 필요도 없습니다.
확인을 받으러 가는 날에 나가지 않으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법적으로 이행을 촉구할 수도 없는 것이며, 사전에 동의하였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확인을 받을 수도 없습니다. 따라서 협의이혼은 절차가 종결되고 법원의 확인을 받아 신고하기 이전까지는 효력 발생을 맹신할 수 없습니다.
조정이혼과 협의이혼, 차이는?
그런데 이런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쌍방 모두 변심 없이 확고한 의사를 지니고 있는데, 법적으로 정해진 합의이혼숙려기간인 3개월을 기다리기 어렵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때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조정신청입니다. 보통 이혼조정은 조정전치주의에 따라 소송 제기 시 필수적으로 거치게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반드시 소송 전 형식적으로 거치는 조정이 아니더라도, 서로 의사가 확고하고 관련 쟁점을 깔끔하게 정리하면서,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서 이혼조정을 신청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조정도 마찬가지로 의사합치가 되지 않아 조정불성립으로 끝날 수 있으므로, 소송과는 달리 강제적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기간 단축에 의의가 있고, 더 나아가 소송 사유가 있는 경우라면 이후 소송으로 빠르게 진행하여 사건을 확실하게 매듭지을 수도 있습니다.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서는
그렇다면 기간 단축을 위한 유일한 방법은 조정뿐일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예외적이기는 하지만, 법원에서 숙려 기간 없이 절차를 처리할 수도 있고 그 기간을 짧게 단축시킬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서로의 의사가 확실하다고 해서, 쌍방 모두가 기간 단축을 희망한다고 해서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법적으로 명확한 사유가 있어야 하는데, 통상적으로 가정폭력 등으로 위기에 놓인 경우라면 기간 단축을 명하곤 합니다. 따라서 빠르게 관계를 청산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면, 이 점도 참고하실 수 있겠습니다.
지금까지 법무법인 류헌 대표변호사 이재도 변호사였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