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대한변협인증 이혼전문변호사 이재도변호사입니다.
이혼이라는 절차는 무엇보다도 부부의 공동생활을 청산하고 서로 남으로 갈라서는 것입니다. 특히 소송에 의하는 경우라면 무엇보다도 청구 인용의 전제로서의 재판상 이혼 사유를 입증하는 방법과 해당 유책 사유에 따른 위자료의 지급의무가 문제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많은 부부들에게 제일 중요한 관심사는 어쩌면 재산일지도 모릅니다. 함께 공동으로 영위하던 재산권도 이제는 나눠가져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결국은 과거가 아닌 앞으로의 장래를 위해서는 금전적인 부분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슬픈 일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찾아오는 것, 또는 반대로 내 권리를 지켜내는 것은 중요한 일입니다.
이미 눈에 보이는 예금채권이나 부동산 등은 물론이지만, 더 나아가서 이혼연금분할이나 퇴직급여 등 당장은 현실화된 재산이 아니더라도 잠재적으로 인정되는 재산권에 대해서도 빠짐없이 파악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퇴직금과 연금을 유사한 성격으로 여길 수도 있습니다. 둘 다 아직은 현실화되지 않았거나 혹은 이미 수급이 개시되었다 하더라도 장래에 받을 돈이며, 모두 지난 시간에 대한 대가적 성격에서 인정된다는 점에서 유사합니다. 그렇지만, 재산분할에서는 다릅니다.
퇴직급여의 법적 성질과 재산분할
먼저 퇴직금에 대해서부터 살펴볼까 합니다. 퇴직금의 성질이 무엇일까요? 퇴직금이란, 계속근로기간에 대하여 축적되는 것으로서 법적으로 후불 임금에 해당한다는 것이 판례의 입장입니다. 그런데 후불임금이라고 하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임금은 근로의 대가입니다. 법적으로는 당연히 근로를 한 사람에게 지급되는 것이고, 타인의 계좌로 입금되어서는 안 되며 압류조차 일부 제한되는 절대적인 금원이지만 이혼할 때는 실제 근로를 제공한 사람이 아닌 배우자도 기여도를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남편의 근로로 형성한 재산이라 하여 아내의 재산분할청구권이 배척되지는 않는다는 점을 생각해 보시면 쉽습니다.
그러니 퇴직급여는 아직 퇴직하지 않아 실제 수령을 할 수 없는 시점이라 하더라도 분할 대상 재산에 포함시켜 이혼소송 또는 재산분할청구소송시에 반영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는 전체 근속 기간 대비 혼인 기간의 비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비율을 산정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렇다면 이혼연금분할도 마찬가지 관점에서 기여도를 고려하여 분할을 청구하는 방식으로 받아 갈 수 있는 것일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아닙니다.
연금의 경우는 어떻게 처리될까?
비슷한 사안인 것 같은데 결론이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비밀은 퇴직금과 연금의 법적 성질이 상이하다는 데 있습니다. 퇴직급여는 후불임금적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연금은 후불임금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알 수 있습니다. 그보다는 오히려 노후를 보장해 주는 사회보장적 의미가 더 강합니다.
과거에 우리 대법원은 이혼연금분할 사건에서 연금의 사회보장적 급여로서의 성격을 고려한다 해도, 후불임금의 성격도 불가분적 혼재상태에 있다는 이유로 재산분할청구권의 대상이라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14. 7. 16. 선고 2012므2888 전합).
하지만 현재는 통용되지 않는 논리입니다. 대법원이 이혼연금분할에서 사회보장적 성격을 더욱 강조하여 판례를 변경했기 때문이 아니라, 공무원연금법, 군인연금법 등이 모두 개정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들 연금법에서는 연금 수급의 대상이 되는 근속 기간 중 혼인 기간에 대응하는 부분만큼의 연금수급권 자체를 아예 분할시키도록 하면서, 그 비율을 정확하게 50%로 규정하였습니다.
실제로 전업주부라도 혼인 기간이 길면 분할 비율이 5:5라는 등의 이야기가 많이 나돌지만, 실제로 50%의 분할이 인정되는 경우가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또 재산의 규모와 형성 경위에 따라서는 7:3, 8:2의 비율도 흔히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혼연금분할에서 5:5의 비율은 연금의 사회보장적 성격을 강조하여 규정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혼인기간과 당사자 간의 합의 여부가 변수
이렇게 보면 이혼연금분할 절차에서 연금 수급액의 절반을 무조건 받을 수 있는 것처럼 생각되기 쉽습니다. 하지만 변수는 항상 존재합니다.
첫째로는 당사자 간의 합의입니다. 쌍방이 협의 하에 연금을 분할하지 않기로 했다거나 다른 비율로 나누기로 합의했다면 이는 유효합니다.
예를 들어 부부가 모두 공무원인데, 원칙대로라면 서로의 연금이 절반씩 나눠지지만 합의에 의하여 각자가 각자의 연금을 받아 가는 것으로 변경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보다 중요한 것은 둘째입니다.
둘째 변수는 혼인 기간입니다. 연금수급대상기간 중 혼인 기간에 해당하는 부분에 대해서만 분할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예시로서 20년 간 군인으로 재직한 사람이 퇴역 후 연금을 받는다고 가정했을 때, 혼인 기간이 지속된 기간이 10년에 불과하다면 10년에 상응하는 부분에 대해서만 나눌 수 있는 것입니다.
협력이 없는 기간에 대해서까지 자신의 몫을 주장할 수는 없습니다. 또한 법률상 혼인관계가 지속되었다고 하더라도, 별거 등으로 인해 실질적으로는 동거하지 않고 협력한 사정도 없다면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을 분할한다는 기본 취지에 부합하지 않으므로 전체 혼인 기간에서 제외됨으로써 불리한 결과에 이를 수 있다는 점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지금까지 법무법인 류헌 대표변호사 이재도변호사였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