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류헌 대표변호사 이재도변호사입니다.
가까운 사람의 죽음이란 누구에게나 이겨내기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한 사람이 사망한다는 것은, 그동안의 법률적인 관계도 모두 청산된다는 뜻입니다.
사람은 생존한 동안 권리와 의무의 주체가 되는바, 사망 이후에는 권리와 의무를 더는 보유하지 않게 되므로 이에 관한 정리가 필요합니다. 이 중에 일신전속적인 것이라면 승계될 수 없겠지만, 금전적으로는 재산을 물려받는 절차가 필요하겠죠. 이것이 바로 상속입니다.
그런데 과연 상속은 받아서 손해볼 일이 없을까요? 재산을 물려받는 것이니 반드시 막대한 유산을 물려받는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금전적으로는 상속인의 재산이 늘어나는 것이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극단적으로는 돈이 한 푼도 없다고 해도, 손해를 볼 일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오산입니다. 물론 적극재산 즉, 양의 값을 갖는 부분에 한정하자면 이 말이 틀리지 않지만, 빚도 물려받게 되기 때문입니다.
즉, 상속인은 망인의 채무도 상속합니다. 이 때문에 단순승인이 아니라 한정승인이나 상속포기도 고려하게 되는데 이 부분에 대해 상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빚의 되물림, 실제로도 존재한다
사회적 용법으로는 가난도, 빚도 대물림된다고 하죠.
물론 여기에서 빚을 물려받는다고 하는 것은 반드시 부모의 채무를 넘겨받는다는 뜻이라기보다는, 전반적으로 경제적 궁핍이 지속됨에 따라 풍족한 가정에서 자랐더라면 지지 않아도 될 법한 채무를 학생 시절부터 지게 되고 더 나아가 결혼, 육아 등에 계속 금전적 어려움을 겪는다는 의미에 가깝습니다.
실제로 채권자는 자신의 권리를 채무자에 대해서만 행사할 수 있고 이는 상대성을 띄므로 설령 소송을 통해 강제집행을 하더라도 제3자에게는 그 책임을 물을 방법이 없습니다. 배우자에게도, 자녀에게도, 그 부모에게도 빚을 대신 갚으라고 할 수는 없는 셈입니다.
그러므로 부모의 빚을 자녀가 대신 갚아야 할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이렇게 본다면 빚이 대물림된다는 이야기는 틀린 것 같습니다.
문제는 상속입니다. 한 사람이 사망하면 앞서 말씀드린 대로 상속문제가 발생하는데요, 상속은 재산상의 권리와 의무를 포괄적으로 승계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적극재산뿐만 아니라 채무도 상속을 받아야 하는데, 원래는 대신 책임져야 할 이유가 없지만 물려받게 된다면 그때부터는 채무자로서의 지위를 넘겨받게 되고, 채권자는 상속인을 상대로 소송과 강제집행에 나설 수 있는 것입니다.
때문에 상속이 항상 이익이 된다고 생각하여 무턱대고 받았다가는 감당하지 못할 엄청난 빚더미에 올라앉을 수 있습니다.
소극재산 상속을 회피하려면
그렇다면 감당하지 못할 채무를 상속받는 일을 방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혹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부동산이나 예금 등 적극적인 재산만 넘겨받고, 빚은 물려받지 않는다면 되는게 아니냐 하고 말입니다. 그렇게 간편하게 생각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당연히 말이 안 됩니다.
채권자의 입장에서 상속인이 적극재산만 몽땅 가져가서 돈을 한 푼도 회수하지 못하게 하고 소극재산인 빚은 나몰라라 남겨놓는다면 어처구니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명심하셔야 합니다. 가져갈 것이라면 자산과 빚 모두를 가져가야 하고, 안 가져갈 것이라면 한 푼도 손을 대서는 안 됩니다.
취할 것이라면 모두 취하고, 버릴 것이라면 모두 버려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취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그냥 단순승인을 하시면 되고,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가만히 계시더라도 승인된 것으로 봅니다. 반대로 포기하는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한정승인과 상속포기입니다.
상속을 안받는 2가지 방법
문제는 이 두 방식 중 무엇이 나은지, 어떤 방식을 택해야 하는지입니다. 우선 간략히 이들의 의미를 설명해드리겠습니다.
한정승인은 적극재산과 소극재산 중 소극재산을 변제하고 남은 범위 내에서만 상속을 받고 만일 채무초과상태라면 적극재산의 범위 내에서만 청산하고 나머지 채무는 소멸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반면에 상속포기는 법정상속인으로서의 지위를 포기하겠다는 의미입니다.
당연히 채무를 책임지지 않아도 됩니다. 이렇게 되면 실제 빚이 더 많은 경우에 한정승인과 상속포기가 무엇이 다르냐 하고 반문하실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다른 점이 있습니다.
상속은 법정된 순위에 의해 결정되고, 선순위자가 없으면 후순위로 내려가며, 배우자는 항상 공동으로 상속순위에 포함된다는 사실을 생각해 보셔야 합니다. 상속포기를 하면 나는 아무 책임도 지지 않고 돈도 안 받지만, 다음 순위로 넘어갑니다.
예컨대 자녀가 부모로부터 상속받기를 포기한다면 조부모에게 넘어가는 셈이죠. 결국 그러면 후순위자는 또 포기를 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포기를 할 것이라면 모두가 함께 해야 합니다.
따라서 만일 후순위자에게 재산을 넘겨주고자 하는 의도가 아니라 빚이 너무 많거나, 빚의 정확한 규모를 알 수 없어 상속받지 않고자 하는 경우라면 한정승인을 해야 합니다.
상속재산의 한도 내에서만 책임을 지기 때문에 안전하고, 후순위자를 위해서도 맞는 선택이며, 혹시 모를 적극재산의 상속분을 보장하기 위해서라도 더 나은 선택인 것입니다.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이유
그런데 상속포기가 아니라 한정승인을 하고자 할 때에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단순승인이나 상속포기는 별다른 리스크나(최소한 재산상황을 제대로 파악했다는 전제 하에) 법률적으로 복잡한 절차를 요하지 않지만, 한정승인은 그렇지 않습니다.
아니, 상속분의 한도 내에서만 책임을 지는데 왜 리스크가 있느냐 하고 반문하시는 분들도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만일 재산을 누락시키거나 임의로 소비하게 되면 효력을 상실하게 될 수 있으며, 이러한 원인으로 채권자들로부터 사해행위를 주장하는 소송을 당하는 케이스가 빈번합니다.
이러한 위험성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진행하셔야 한다는 점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지금까지 법무법인 류헌 대표변호사 이재도변호사였습니다.
감사합니다.